개요
구로지역은 예로부터 교통 · 통신의 요지였다. 서울이 한반도의 중앙에 위치한 데다가, 구로지역이 한반도의 남서부와 서울을 연결하는 관문에 자리잡고 있었으니 교통 통신의 중심일 수밖에 없었다. 고대로부터 현대까지 교통과 통신의 수단은 인견(人肩) · 우마 · 우마차(牛馬車) · 나룻배 · 인력거 · 기차 · 자동차 · 전차 · 비행기와 봉화(烽火) · 파발(擺撥) · 우편 · 전신 · 전화 등으로 발전해왔다. 구로지역은 이들의 발전에 선도적 역할을 담당했다. 우리나라에서 맨처음 철도가 깔린 것은 구로지역 이었다. 그리고 국토가 남북으로 분단된 오늘날에는 교통 · 통신의 대부분이 남쪽으로 집중함에 따라 구로지역의 중요성은 한층 더 증대되었다. 그뿐만 아니라 구로지역의 인근에는 영등포와 인천 등 대공장지대가 분포하고 있어서 이 지역의 교통 · 통신은 실로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.
아래에서는 구로지역의 이러한 특성을 염두에 두면서 교통 · 통신의 발달 과정을 개관하도록 하겠다. 그런데 구로지역의 근대적 교통 · 통신은 일본제국주의가 한국을 침략하는 과정에서 도입된 경우도 많다. 이 글에서는 과거의 역사를 정확히 알게 한다는 측면에서 이런점에 대한 서술에 충분히 주의를 기울일 것이다.
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서술의 항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. 교통에서는 도로(경인로 · 남부순환로 · 가마산길 · 개봉로 · 구로동길 · 공단로 · 고척동길 · 강서로 · 도림로), 철도(경인선 · 경부선 · 전철), 통신에서는 봉수 · 우역 · 우편 · 전신 · 전화등이 검토의 주요 대상이 될 것이다. 각 항목에 대해서는 성립의 배경과 과정, 결과와 영향을 구로지역 거주민들의 대응을 시야에 넣으면서 서술하겠다. 그러므로 독자들이 역사적 관점에서 이 글을 읽는다면, 오늘날 사통팔달(四通八達)로 뻗어 있는 구로지역의 교통 · 통신이 하루 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, 장구에 세월에 걸쳐 조상들의 피나는 노력에 의해 발전해왔다는 것을 헤아릴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.